가장 춥고, 가장 어둡고, 한없이 긴 3월   

2025. 3. 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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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미널리티(liminality)’라는 단어를 혹시 아시나요? 이 말은 ‘문지방’을 뜻하는 라틴어 limens(리멘스)’에서 유래했는데요, 문지방을 넘으면 방 안에서 방 밖으로 환경이 바뀌듯 하나의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전이’되는 시점을 뜻합니다. 

 

보통 새해 첫날이나 학기 시작과 같이 달력 상의 이벤트가 리미널리티의 역할을 하곤 하지만, 특별한 사건이나 사태가 리미널리티가 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코로나 19 팬데믹입니다. 바로 엊그제 일인 것 같은데, 벌써 발발 시점으로부터 5년 이상의 시간이 흘렀네요.

 

이때 여러 가지 리미널리티 현상이 목격됐는데요, 일터에서는 전염을 막으려는 조치로 재택 근무가 일상화됐고 그에 따라 원격 동영상 회의 서비스가 금방 상용화되었습니다. 넷플릭스와 같은 OTT 서비스가 폭발적인 기세로 전세계에 파급되었고, 해외 여행이 제한된 탓에 사람 적은 곳에서 자연을 즐기고자 하는 캠핑이 붐을 이루었습니다. 아마도 그때 캠핑을 한두 번 갔다가 이제는 안 가는 이가 많을 겁니다. 당근에 캠핑 용품을 내놓으면서 말입니다.

 

 

이렇게 우리가 상식으로 인식하는 리미널리티 요소 외에 또 하나의 흥미로운 현상이 코로나 때 벌어졌다고 해요. 바로 남자들의 수염이 이전보다 길어졌다는 점입니다. 수염을 깎지 않고 그대로 기르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의미인데요, 재택 근무를 주로 하다 보니 밖에 나갈 일이 적어져서 그랬을까요? 아니면 집에 머물다 보니 자기도 모르게 게을러졌기 때문일까요?

 

여러 가지 설명이 있지만 리미널리티의 관점으로는 이렇게 해석합니다. 코로나 이전의 ‘정상 상태’에서는 면도를 하지 않는 모습이 사회적으로 그리 유쾌하지 않은 모습이지만, 각종 봉쇄령이 내려지는 팬데믹과 같은 ‘비정상 상태’에서 덥수룩하게 기른 수염은 바로 그 비정상적 현실의 상징이라고 말이죠.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시절의 간난’을 수염으로 표시한다는 것입니다.

 

어느덧 3월 중순이니 이제는 봄이라고 말해도 이상치 않을 계절이지만, 거리를 걷는 사람들의 옷차림은 여전히 겨울을 벗어나지 못한 것 같습니다. 한겨울보다 옷은 얇아지긴 했으나 여전히 검고 어두운 색상의 옷들이 주류입니다. 어떨 때는 까마귀같달까요? 어쩌다 흰색 계통의 옷을 보면 무척 반갑기까지 합니다. 횡단보도에서 신호등을 기다리는 행인들, 특히 젊은이들의 서 있는 모습이 마치 피아노 검은 건반 같이 느껴질 정도로 무채색 복장 일색인 것을 보면 2025년 3월,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그 어느때보다 심각한 비정상을 경험 중이라는 뜻일지 모릅니다.

 

그 어느 때보다 가장 춥고, 가장 어둡고, 한없이 긴 3월입니다. 사람들의 검은옷에서 노랗고 빨간 꽃이 피어날 때가 어서 오기를 고대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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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을 '새로운 메시지'로 파세요   

2025. 3. 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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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킷캣(KitKat)'이라는 초콜릿 과자를 한번쯤은 본 적이 있을 겁니다. 원래 영국에서 처음 나와서 전 세계로 퍼진 과자입니다(현재는 네슬레가 생산 중. 공항 면세점 같은 곳에서 (특히 일본 공항들) 흔히 볼 수 있는 이 과자의 확산에 큰 공을 세운 주체는 바로 일본 소비자들입니다.

 

사실 킷캣이 일본으로 수입되던 초기에는 판매가 시원찮았습니다. 단맛이 강해서 몸에 좋지 않다는 인식 때문이었는지 혹은 일본인들의 입맛에 영국 특유의 느끼함이 맞지 않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고만고만한 판매량을 기록할 뿐이었죠.

 

그러다가 이 과자가 2001년 즈음하여 큐슈의 후쿠오카 지역을 중심으로 갑자기 많이 팔리기 시작했습니다. 수많은 먹을거리 중 하나에 불과했고 나온 지도 꽤 오래된 과자라 판매량 급증은 굉장히 이례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알고보니, '킷캣'이라는 발음이 일본어의 '키토카츠'와 비슷하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키토카츠는 '반드시 승리한다(きっとつ)'라는 뜻이거든요. 우연히 발음의 유사성을 찾아낸 일본 소비자들이 대학 입시 시즌에 이 과자를 선물하기 시작하면서 킷캣의 판매량이 급증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수험생에게 엿을 주는 것과 비슷한 풍습이 자리를 잡은 것이죠.

 

 

하지만 사실 영국 본사에서 킷캣을 브랜딩할 때는 합격이나 승리를 기원하는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어요. 발매 초기부터 계속해서 '이 과자를 드시면서 잠시나마 쉬세요.'라는 휴식의 메시지를 소비자들에게 줄곧 전달하는 데 매진했으니까요. 그런데 일본에서 전혀 다른 메시지로 과자가 인식되기 시작하니 얼마나 놀랐겠습니까? 일본인들은 킷캣과 휴식을 전혀 연결시키지 않았으니까요(우리나라 소비자들도 마찬가지였을 듯).

 

하지만 브랜드 관리에 엄격한 네슬레는 일본만의 마케팅 메시지를 허락할 수 없었어요. 그들의 머리로는 킷캣에서 시험 합격을 연상할 수 없었습니다. 이때 일본 지사에서 머리를 써서 우회적으로 브랜딩을 실험합니다. 그들은 합격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제품 겉면에 '벚꽃'을 그려넣고 '반드시 벚꽃이 필 거야'라는 문구를 삽입했죠. 이 문구는 일본에서 '반드시 합격할 거야'라는 의미의 관용어이기에 네슬레의 브랜딩 원칙을 위배하지 않으면서도 일본 소비자들에게 킷캣은 곧 합격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었죠. 

 

이렇게 일본에서 리브랜딩된 킷캣의 판매량은 전국적으로 급증했고 수험생들 사이에서 합격을 기원하는 '부적'의 의미로 제품이 사용됐습니다. 어떤 분들은 "킷캣이 원래 영국 것이었어? 일본 것 아니었어?"라고 의아해 할지 모르겠는데요, 바로 일본에서 엄청나게 팔리기 시작한 킷캣이 엄청나게 다양한 맛으로 전 세계로 출시되기 때문일 겁니다. 말차 맛, 버터맛, 치즈 맛도 있고 심지어 간장 맛, 와사비 맛, 목캔디 맛까지 있을 정도입니다.

 

킷캣의 사례에서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은 제품 자체의 우수함도 중요하지만 그 제품에 어떤 메시지가 더해지느냐가 훨씬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휴식을 강조하는 킷캣과 합격을 기원하는 의미의 킷캣은 물리적으로 동일한 과자이지만, 소비자가 선택하는 것은 과자 이전에 그 과자가 담고 있는 특별한 메시지입니다. 

 

'나'라는 상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 개개인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그 능력을 어떤 메시지 위에 '태우느냐'가 더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러스트레이션이 뛰어나다면 그 실력을 포트폴리오로 쭉 나열하기보다 어떤 철학과 어떤 메시지로 작업을 이어가는가를 강조해야 합니다. 물론 그 메시지가 고객으로부터 선택 받을 수 있는 것이어야 하죠. "저는 사람들 각자가 보물처럼 간지하는 삶의 의미를 그림으로 표현합니다."라고 말입니다.

 

리브랜딩은 메시지 전환(피봇, pivot)입니다. 여러분 자신을 하나의 '킷캣'으로 가정하고 어떤 메시지로 지금까지 여러분 본인을 '팔았는지' 뒤돌아 보세요. 그리고 어떤 메시지를 새로 발신해야 하는지 고민해 보세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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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으로 절망하자   

2025. 3. 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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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위기감이 감돕니다. 주변 사람들은 "이러다 회사 망하는 거 아냐?"라며 수근거립니다.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이 참에 A사로 옮겨야겠네."라는 말이 점심식사 중에 튀어 나옵니다. "좋은 데 있으면 소개시켜줘."라는 말과 함께.

이처럼 무언가가 잘못 돌아가거나 절망적인 사건이 발생할 때 우리는 보통 '절망회로'를 돌립니다. '이렇게 되면 어쩌지? 저렇게 되면 정말 큰일이야.'라는 근심,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 설마 그런 일이 생기겠어?'라는 근거없는 희망, '이제 모든 게 다 끝이야.'라는 절망, '이게 다 누구 때문이야. 그 사람이 안 그랬다면...'이라는 비난, '저 사람을 처벌해야 돼.'라는 희생양 찾기 모드에 들어갑니다. 

이 모두가 절망회로를 한없이 회전하면서 더욱 강도를 높여가죠. 희망회로도 문제지만 절망회로는 무력감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더 위험합니다. 더욱이 조직 전체, 사회 전체가 그 급류에 휩쓸리면 몇십 년은 과거로 후퇴할 수도 있죠.

 



절망회로를 타는 것은 인간으로서 어쩔 수 없는 심리이지만 거기서 빨리 빠져 나오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전적으로 우리의 의지와 지혜에 달려 있습니다. 그 방법은 보다 '긍정적인 쪽'으로 절망회로를 타는 것입니다. 그저 '이제 어쩌지? 잘못되면 어떡해?'라고 발만 동동 구르는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그렇게 '잘못될 경우에 나는 혹은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현명한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어떤 이는 "부정타게 왜 그런 나쁜 경우를 이야기해? 진짜로 그렇게 되면 네가 책임질 거야?"라고 말하는데, 이런 힐난 역시 부정적인 측면의 절망회로의 일면입니다. 겁이 나니까 화를 내는 것이죠. 

원치 않는 일이 진짜로 일어날 때 무엇을 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할까 혹은 어떻게 견뎌낼까 등을 고민하는 과정이 제가 많은 분들께 이야기하는 '시나리오 플래닝'입니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절대로 못 본 척하지 말고, 그것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상정한 후에 대책을 '미리' 마련하자는 것이 시나리오 플래닝입니다. 우리가 받을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반격의 기회와 방법'을 미리 궁리하자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우리 모두 절망회로에 빠집시다. 물론 긍정적인 쪽으로요. 앞으로 국가 전체로 매우 위험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는데요, '설마 그런 일이 생기겠어' 혹은 '아 정말로 그렇게 되면 어쩌지?'라고 말하며 무력감에 빠지지 말고요, 미약한 우리 하나 하나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봅시다. 찾아보면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겁니다. 터널 끝에 보이는 출구가 점점 커지듯 긍정적으로 절망합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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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복잡도를 5퍼센트 줄이는 방법   

2025. 3. 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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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아침 식사로 뭘 먹어야 하는지 고민인가요? 내일은 어떤 옷을 입고 출근을 할지 모르겠다고요? 넷플릭스에 컨텐츠는 많은데 정작 뭘 봐야 할지 주저되나요? 휴일에는 어떤 활동을 할지 매번 고민이라고요?

아마 여러분이 이런 식의 고민에 매일 매순간 빠져 있다면 가뜩이나 복잡한 머릿속이 더 어수선해질 겁니다. 별것 아닌 것에 기운이 빠져서 정작 중요한 일을 해야 할 힘을 잃어버릴 수도 있죠. 

이렇게 매일 일상적으로 직면하는 소소한 질문과 고민에 미리 답을 마련해 두세요. 아침 식사로 뭘 먹을까 쓸데없이 고민하지 마세요. 영양가가 풍부하면서도 간단한 메뉴 한 가지를 정해 놓고 매일 아침 그것만 먹기로 하면 됩니다. (뭘 입고 갈지 '행복한 고민'에 빠지는 사람을 제외하고) 의복에 크게 신경 쓰고 싶지 않지만 그래도 나름의 멋은 지켜야겠다면 계절별로 한 가지 스타일을 정해 놓고 그것만 쭉 입고 다니면 되겠죠. 스티브 잡스가 그랬듯이. 물론 청결을 위해서 동일한 디자인으로 여러 벌을 사야겠죠.

 



넷플릭스에서 리모컨만 돌리다가 시간을 다 보내는 일이 허다하다면 이제는 자신만의 룰을 정해 놓으세요. 경쟁하는 것도 아닌데, '내 시간을 가장 알차게 쓸 영화를 고를테야!'라고 작심할 필요는 없습니다. 가령 넷플릭스가 추천하는 영화들 중 세 번째에 나오는 영화(혹은 드라마)는 무조건 보겠다, 1위부터 10위 사이에 랭크된 컨텐츠 중에서 시청하지 않는 것은 무조건 보겠다, 지인들이 재미있다고 추천한 거라면 가장 1순위로 보겠다, 라고 말입니다. 보다가 재미없다고 느껴질 때 바로 끄면 되니까요. 

일요일에는 동네 혹은 시내에 안 가본 까페에 반드시 가본다, 와 같은 룰을 정함으로써 자신만의 휴일 루틴을 만들면 하루 종일 소파에서 뒹군다고 가족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됩니다. 어떤 룰이든 꾸준히 할 만한 아이템을 찾아보세요.

이렇게 소소한 고민거리나 삶의 생산성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질문에 미리 답을 정해 놓고 산다면 일상의 복잡도가 지금보다 5%포인트 가량 줄지 않겠습니까? 의지력(will power)는 제한된 자원이라서 사소한 결정에 힘을 써버리면 중요한 일에는 의지력을 발휘할 수가 없으니까요. 

내일 아침에는 뭘 드실 건가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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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모멸감이 변화의 시작   

2025. 3. 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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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대학교 1학년 때 흡연을 시작했습니다. 친구들이 맛있게 피는 게 신기해서 몇 개비 얻어 피다가 담배의 맛을 알아버렸죠. 하루에 서너 개비를 피우던 저는 1학년을 마치고 군대에 들어가서는 본격적으로 헤비 스모커가 되었습니다. 한달에 2보루(20갑)씩 배급되는 담배가 모자라서 외출 나가는 동료에게 ‘사제 담배’를 사오도록 자주 부탁하곤 했으니까요(그때 지급되던 담배는 ‘솔’이었음). 

흡연은 군생활의 간난과 무료함을 위로해 줄 유일한 오락거리였습니다. 야간행군 후에 샤워를 끝내고 물집 생긴 발을 주무르며 피던, 새벽에 초병 근무를 마치고 돌아와 막사 밖에서 별을 올려다 보며 피던 그때의 담배맛은 아주 달콤했죠. 끈적끈적한 기름덩어리처럼 시간이 느리게만 흘러가는 말년 병장 시절에는 담배를 피면서 제대 후의 생활을 고민했습니다.

제대 후에도, 첫 입사 후에도 흡연가의 길을 가던 저는 어느 순간 담배를 ‘딱’ 끊어 버렸습니다. 날짜까지 정확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1998년 12월 31일까지 하루 1갑 정도 피던 저는 1999년 1월 1일부로 금연을 단행했고, 지금까지 단 1개비도 피우지 않았죠.

 



담배를 끊게 된 계기는 '자기모멸감' 때문이었습니다. 어느날 저는 고속버스를 타고 지방에 내려가는 중이었는데요, 버스가 휴게소에 정차하자마자 잽싸게 내려 몇 시간 '굶었던' 담배를 허겁지겁 피웠습니다. 제 주위를 둘러보니 혈중 니코틴 저하 증상을 자가치료하려는 사람들이 저마다 공장 굴뚝마냥 하얀 연기를 연거푸 뿜어댔습니다.그 모습이 마치 담배라는 바이러스를 널리 퍼뜨리는 데 동원된 숙주들 같았습니다. 

그 순간 엄청난 자기모멸감이 밀려들었습니다. 담배에 내가 끌려다니고 있다니! 여유 있게 쉬어야 할 시간에 고작 혈중 니코틴 농도 따위나 높이려고 이리 허겁지겁대다니! 담배에 완패한 제 모습이 한없이 초라하고 더없이 무능해 보였죠. 1시간 간격으로 나를 괴롭히는 흡연 욕구로부터 탈출하여 제 존엄을 회복하고 싶었습니다. 마침 조지 오웰이 세상의 종말을 예언했다는 1999년이 다가와서 그랬을까요? 세상의 ‘마지막 해’만큼은 존엄하게 살아야하지 않겠나 싶었습니다.

보통 자기모멸감은 부정적인 감정이라고 여겨지지만, 반대로 뒤집으면 변화의 동기라는 긍정적인 감정이 됩니다. 자기모멸감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고 그걸 억제하거나 삭제하면 더 이상 그로 인한 자기모멸감을 경험하지 않아도 된다는 희망이 생기니까요. 혹시나 오랫동안 지속되는 나쁜 습관을 버리지 못한다면 충분한 자기모멸감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일지 모릅니다. 

오늘은 긍정적인 의미의 자기모멸감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가슴이 아프도록 찌르는 모멸을 경험한다면 그게 바로 변화의 시작입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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